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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닌곳을 기억하고, 처음가는 산우에게는 도움을 주고자 이 기록을 만든다.

장비 이야기

버너 이야기

고산회장(daebup) 2012. 12. 13. 13:06

 

버너 이야기(버너의 변천사)

 

이번에 창고를 정리하던 중 석유버너가 발견되었다. 어디 두었는지 몰랐었는데, 비교적 보존상태가 양호한  모습으로 내게 얼굴을 내밀었다. 해서 버너 얘기를 간단히 해보고자 버너 사진을 찍었다.

 

내가 처음 사용한 도구(?)는 버너가 아니라 고체 알콜(또는 고체 연료)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요즘 뷔페에 가면 볼수 있는데, 음식을 계속 따뜻하게 데우려고 음식보관함 아래에 불을 피우는 것 바로 그것이다. 지금 부터 대략 30년 전인 80년대 초반에는 버너를 구입할 여력이 안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용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다음 사용한 것이 국산 라이온 버너였다. 81년 군대 제대 후 학교에 다니던 나는 경제력이 좋지 않아서 버너를 구입하지는 못하였었는데, 누이가 구입해 놓은 것을 내가 산에 갈 때나 놀러갈 때에는 항상 가지고 다녔던 것 같다.

 

국산 라이온 버너(사진 왼편)과 스웨덴 옵티머스 버너(사진 오른편)

 

그 후 80년대 당시 산에 다니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가지고 싶었던 스웨덴제 Optimus 버너를 86년도에 대한체육진흥회에 근무하시던 구자현 형님의 도움으로 50% 세일하는 제품을 5만원에 구입한 것으로 기억한다(즉 확실히 기억하지 못한다). 그 당시 코오롱 본사 사옥에서 1년에 한번 자사제품과 수입 제품 등 등산제품을 창고세일 하였는데, 대한체육진흥회가 코오롱 사옥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나에게 매우 유용한 정보를 알려주시곤 하였다. 요즘같이 외국산 브랜드가 별로 없었던 80년대에는 코오롱제품은 정말 좋은 제품이었으나 너무나 고가였기에 쉽게 구매가 어려웠고, 코오롱에서 수입하던 외국제품도 평소 구매를 언감생심 생각지도 못하다가 그런 세일 기회가 오면 달려가서 구입하곤 하였던 것 같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버너 얘기를 계속하겠다. 그러한 이유로 평소 갖고 싶었던 Optimus 버너를 구입하여 폼 잡고 잘 이용했었는데, 알콜로 사전에 버너 노즐부분을 제대로 예열 시키지 못하면 석유가 노란 불곷으로 그을음을 만들며 확 올라오던지, 아니면 그 불꽃에 눈썹을 태웠던 추억도 있다. 옵티머스 버너는 요즘도 찾는 이들이 있는데, 일무 사이트에서 신품은 20만원 정도 중고도 최하 5만원 이상으로 거래되고 있는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단점들로 석유버너는 퇴보하고 전문산악인이나 경제력 있는 사람들은 예열없이 바로 사용이 가능하며, 화력 또한 석유버너 만큼 우수한 휘발유 버너를 사용하게 되었고, 반면 겨울에는 사용하기에 지장이 발생하나 가볍고 저렴한 개스버너가 등장하여 오늘날까지 계속 사용되고 있다.

 

  미국 콜맨 사 휘발유 버너

 

요즘에는 개스와 휘발유를 같이 이용할수 있는 버너가 시중에 개발되어 판매되고 있는데, 연료주입구(어댑터)만 교환하면 사용이 가능하고 개스도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긴 형태의 부탄개스와 등산용 개스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제품도 판매되고 있으니 참 편리한 세상이다.

 

 

개스 버너도 개발 순서에 따라서 약간씩 그 모양의 차이가 있는데, 맨 왼편 것이 가장 오래된 제품으로 그릇을 올려놓는 지지대의 날개가 펴지지않는 형태이고(330g 정도), 가운데 것은 그 다음 세대로 날개는 펴지지만, 상부가 구형과 같이 커서 무겁고 소지 하기 불편한데. 최근 것은 날개도 펴지면서 버너 상부가 작아져서 무게도 가벼워 지고(234g 정도) 소지하기도 간편해 졌다. 물론 더 가벼운 제품도 시중에 여러 제품이 나와 있다.

 

 

 이 사진은 그릇 지지대 날개와 버너 헤드 부분을 보여주고자 개스버너를 위에서 다시 촬영하였다.

 

석유버너나 휘발유버너는 버너 자체 하부에 세개의 다리(발톱)이 달려있어서 안전하게 버너를 지탱해주는데, 이들과는 달리 개스버너는 개스통 자체가 개스버너의 하부를 지지하게 됨으로써 등산용 둥근형태의 개스를 사용 시에 프래이팬이나 큰 코펠을 얹으면 넘어질 우려가 있고 바닥이 울퉁불퉁하면 역시 지지가 제대로 안되므로 이런 경우에는 그림과 같이 개스통 아래에 삼각대를 설치하면 편히 사용할 수 있으며, 겨울에 개스가 잘 기화되지 않아서 화력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고자 동계용 개스도 시판되고 있으며, 아래 그림에서와 같이 버너의 열을 개스통에 전달하여 개스의 기화를 원활하게 돕도록 고안된 열전도판도 있으니 구입하여 겨울에 사용하면 유용할 것이다. 아래 그림에서 왼쪽 것은 25년 전에 코베아에서 제작 판매하던 제품인데, 지금은 구할 수 없는 것 같으며, 종로5가 등산용품 골목 상인들도 이것을 보여주면 과거에 이런 것이 있었느냐며 신기해 한다. 오른쪽 전도판은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데, 가격이 거의 10만원 정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렇게 버너도 시대에 따라서 사용연료와 무게 등이 고려되어 계속 변해가고 있다. 앞으로 어떠한 형태의 버너가 나올지 기대해 본다.

 

이 사진은 개스버너를 하부에서 지지해주는 삼각대와 25년 전에 제작된 코베아 열전도판(왼쪽)과 최근 시판중인 열전도판(오른쪽)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 열전도판은 겨울에 개스를 사용할때 개스통을 가열하여 개스 분출을 원할하게 해주는 기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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