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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닌곳을 기억하고, 처음가는 산우에게는 도움을 주고자 이 기록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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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트레킹 정보

고산회장(daebup) 2018. 12. 24. 18:52

작년 11월 말에서 12월 초까지 보름간 히말라야를 다녀왔다. 가기 전에 히말라야의 사정에 대하여 여러 사람의 말을 듣기는 했지만 그것으로는 궁금증이 해소되지 않았었고 트레킹 준비에도 어려운 점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던 궁금했던 히말라야와 고산에 대한 여러 가지 궁금증을 정리함으로써 히말라야 트레킹을 가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다소나마 도움을 주고자 한다.

  

트레킹 계절

6월에서 8월은 우기라서 가이드들도 이때는 집에서 푹 쉰다고 한다. 3월과 11월이 가장 좋다고 한다. 그러나 11월이 되면 날씨는 청명하나 4000m고지 이상의 지역은 밤에 영하가 되고 5000m 고지에 가까워지면 낮에도 영하의 날씨가 되므로 복장을 겨울 채비로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고산 지역이라도 위도가 우리나라 보다 낮은 곳이니 우리나라 겨울 채비면 충분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복장은 이렇게

나는 상의는 안쪽부터 기능성 반팔내복 또는 여름용 반팔 등산티를 입고, 그 위에 여름용 긴팔티, 겨울용 폴라폴리스 긴팔티, 폴라폴리스 지켓, 방수자켓 순으로 입고 다니다가 기온에 비례하여 하나씩 벗어서 배낭에 넣고 다녔다. 날이 화창한 3000m 지역에서는 긴팔 여름티 차림으로 다니기도 했다. 반팔 기능속옷이나 반팔티 만 이틀에 한번 갈아입었고, 긴팔 여름티는 6일에 한번 갈아입고, 나머지 겉옷은 계속 착용하고 다녔다.

하의는 기능성 팬티 위에 겨울용 바지를 두벌 가져가서 번갈아 입었다. 다행히 내 겨울 바지 중에 한 벌은 무릎 바깥쪽에 지퍼로 열 수 있는 바람구멍이 있어서 더울 때도 어느 정도 체온 조절이 가능했는데, 거기에 오는 외국인들은 대부분 내 바지 같이 옆트임이 가능한 바지를 많이 착용하고 있었다. 4000m 이하 지역에서는 가을 바지가, 4000m이상 지역에서는 겨울 바지 한 벌이면 충분 할 것 같다. 6일에 한번 꼴로 두벌 정도면 12일의 일정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양말은 발이 편하고 땀흡수도 좋은 최고 품질의 모양말을 4일에 한 켤레를 겉양말로 신었고, 속양말로는 스마트울이나 울파워 등 모양말 전문회사의 얇은 양말을 2일에 한 켤레씩 속양말로 착용하였더니 산행 12, 120km를 이동하는 동안 아무 문제가 없었다.

 

 

 

롯지 이야기

나는 히말라야 트레킹에서 숙소로 이용되는 롯지 상황이 무척 궁금했었다. 롯지는 히말라야 곳곳의 마을에 설치되어 있었다. 롯지는 대부분 외장은 돌로 쌓은 집 같은데 우리나라 건물과는 다르게 단열개념이 없는 건지 건축비 때문인지, 겉은 돌로 쌓고 내부는 베니어판으로 마감하여 단열도 안될 뿐 아니라 옆방 소리도 다 들릴 정도로 방음도 되지 않는다. 롯지는 3인실도 있으나 대부분 2인실인데, 문을 열고 들어가면 좌우 벽면에 나무로 만든 침상이 있고, 방 가운데 통로라고 할 수 있는 1인용 침대 정도의 좁은 공간이 존재한다. 침상에는 매트리스를 얹고 요와 이불이 있어서 침낭만 있으면 춥지는 않게 지낼 수 있다. 4000m 이상 고지에서는 핫팩을 한 개정도 침낭 안에 두고 자면 따뜻하게 잘 수 있다.나의 경우 작은 핫팩 5개를 가져갔으나, 거의 사용하지는 않았다. 혜초에서는 매일 저녁 각자 물통에 뜨거운 물을 담아주니 그걸 껴안고 자면 도움이 된다.

 

문제는 롯지 내부가 좁다보니 커다란 카고백을 두거나 짐 정리하는 것이 정말 큰 문제가 된다. 또 한가지 문제점은 바닥에 카고백을 놓고 짐정리를 하다보면 허리를 숙이게 되고 그러다보면 숨쉬기가 어려워 져서 고지대에서는 주의를 하여야 한다. 그런데 카고백은 짐꾼이 옮길 때 땅에 던져지기도 하고 먼지속에서 구르기도 하니 흙과 먼지가 많이 묻게 된다. 그러니 더러워진 카고백을 침상위에 올려놓고 짐 정리하기가 곤란해진다. 그래서 나는 침상위에 비닐을 깔고 짐을 신속히 정리한 후, 침상아래로 내려놓는 방법을 택했다. 커다란 비닐(다이소에서 또는 수퍼에서 파는 김장용 비닐봉투 1셋트를 사가면 여러모로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옷가지들과 침낭도 만약의 눈비를 대비하여 비닐로 한번 씌워주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롯지에 도착하여 방을 배정 받으면 겉옷과 신발을 물티슈로 항상 대충 닦았다. 잠잘 때는 낮에 더러워진 바지를 벗고, 얇은 내복이나 스타킹으로 갈아입고 침낭 속에서 잔다면 별 문제는 없을 것 같다.

 

롯지에는 휴지를 비치하지 않으니 본인이 충분히 가져가야 한다. 남체 바자르 마을 같은 곳은 약국과 생필품 가게도 있으나, 휴지 같은 공산품 가격이 매우 비싸니 미리 충분히 준비해 가져가는 것이 좋겠다.

 

세수 또는 목욕

롯지는 대부분 태양열이나 자가 발전으로 전기를 충당하므로 전기도 부족하고 땔감도 충분하지 못해서 뜨거운 물은 기대 할 수 없다. 돈을 내고 뜨거운물을 구입하여 세수도 가능하나, 머리를 신속하게 말릴 수 없다면 체온저하로 고산증이 올수 있으므로 머리감기는 생각도 안하는 것이 원칙이다.

나의 경우에는 찬물로 세수를 한 때도 있으나, 거의 물티슈로 해결하였다. 물티슈를 충분히 가져가서 항상 얼굴과 발을 닦고 필요하면 침낭안에서 물티슈 목욕도 하였다.

 

고산 적응법

이번 혜초여행사 칼라파타르 트레킹 참가자들은 한두명을 제외하고는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4130m) 또는 나와 같이 코타키나발루(4098m) 등 고산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었으나 4000m급에서 아니면 5000m급에서 조금씩이라도 고산증이 왔었고, 심하게 온 사람도 목격했었다. 나도 4400m 롯지에서 산소가 모자라서 입술 등 피부가 파랗게 변하는 청색증이 왔었고, 뇌혈류가 부족하여 두통이 심하게 왔었다. 일단 두통을 막으려고 타이레놀을 한알 먹고 4800m까지 고소 적응을 위해서 다녀오면서 심호흡을 일부러 계속하고 다니니 청색증은 다소 완화 되었다. 그렇게 한 후 뇌혈류를 비롯한 혈류량 증가를 위하여 다이아목스 250mg 한알 중 절반을 잘라서 125mg을 복용하고 물을 많이 먹어주니 청색증도 두통도 모두 해결되었다. 그래서 5550m에 오른후 다시 4400m 까지 내려오는 4일간 정도는 만일을 대비하여 아침에는 다이아목스 125mg을 밤에는 비아그라 50mg을 계속 복용하였더니 더 이상 고산증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다이아목스(아세타졸아마이드)는 녹내장완화, 폐기종에서 호흡성 산증의 개선, 울혈심부전에 의한 부종에 효과 외에, 이뇨작용과 뇌혈류를 증가 시켜주는 기능이 숨어 있다(같이 동행한 신경외과 전문의 선생님이 알려주심).그래서 고산증에는 값도 쌀 뿐만 아니라 혈류량 증가 효과가 있는 다이아목스가 비아그라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단점으로 이뇨작용을 촉진하니 저녁에 먹을 경우 화장실 가기 바쁠 수가 있으므로 저녁에는 비아그라가 좋을 것 같아서 비아그라와 번갈아가면서 복용한 것이다.

4000m지대에서는 산소포화도가 70-80% 정도, 5000m 이상에서는 60% 정도로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므로 고산 등반에서는 따뜻한 물을 자주 먹어줌으로써 혈류량을 증가시켜서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해주고 체온을 유지하여서 역시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산증이 나타난다면 다이아목스와 비아그라를 적절하게 먹어서 치료 해야 하겠다. 그러나 고산증이 심해져서 폐뷰종이나 뇌부종이 나타난다면 신속하게 저지대로 이동해야만 근원적 치료가 가능하다.

 

와이파이와 보조배터리

와이파이는 롯지에서 파는 카드를 구입하거나(우리돈 25,000원정도) 롯지 마다 돈을 내고 와이파이를 이용 가능하지만 나는 와이파이를 이용하지 않고 전화 통화가 가능한 지역에서 통신회사가 제공하는 해외 하루 3분 무료 통화 기능을 이용하여 소식을 전했다. 보조 배터리는 1mAh용량 2개와 5mAh용량 1개를 가져갔으나 쓸일도 없었고, 핸드폰은 비행기 모드로 두고 다니니 배터리 소모가 없었고, 가져간 카메라는 배터리 1개로도 사용이 가능했으나, 부족할 것을 대비하여 태양광 패널(OK mall에서 구입)5천 보조 배터리를 연결하여 낮에 이동시 충전해 두었다가 저녁에 보충하였더니 카메라도 태양광패널과 5mAh 보조 배터리 하나로 충분히 해결이 가능했었다. 국내에서는 일광이 부족하여 태양광패널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나, 일광이 풍부한 히말라야 같은 곳에서는 충전이 제대로 되었다.

 

식사

식사문제는 혜초와 함께하면 별문제가 없다. 20년 이상 경력의 혜초 전속 요리사가 우리나라 음식을 다양한 메뉴로 기막히게 준비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산에서는 소화가 잘되지 않을 수가 있으니 음식량은 적당히 섭취하여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소화제가 필요하기도 하니 준비하여 가면 도움이 될 것 같다.